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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수 / 타자의 원초적인 감각을 자아내는 매체복합적인 이미지

김영태

구성수 개인전『Photogenic Drawings』& 『at first sight』展 Review


2014.12.06. ~ 2015.01.16

아트스페이스 J & 1층 로비 


타자의 원초적인 감각을 자아내는 매체복합적인 이미지



구성수는 지난 20 여 년 동안 항상 시대와 조우하는 사진작업을 했다. 작가가 1992년에 개최한 첫 개인전에선 ‘해지는 검은 들판에서’시리즈를 발표했는데, 대구 반야월에 있는 석탄저장소를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기록한 작품이다. 당시 한국사진문화를 반영한 결과물로 판단된다. 이때부터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주목받았다. 그 후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여러 특징 중에 하나인 기계적인 기록성을 바탕으로 작가 개인의 사적인 감정이나 가족의 내밀한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작업을 하는 가하면, 한국 특유의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반영하는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금매화


주제, 표현대상, 스타일, 미학적인 태도 등을 달리하면서 다양한 형식의 사진작업을 한 것이다. 하지만 작품마다 드러나는 공통점이 있다. 완벽에 가까운 카메라테크닉, 빛의 통제, 감각적인 앵글 및 프레이밍, 색채감각, 프린트의 완성도 등이다. 언제나 변모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사진작업을 했지만 작품의 내용 못지않게 작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완성도라는 얘기다.


사진은 19세기에 발명당시부터 회화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했고, 예술사진 역시 19세기 아카데미 회화의 미학 및 문법을 그대로 수용했다. 그러므로 동시대 예술사진에서도 회화의 문법과 미학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1970년대 후반부터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작가들이 사진을 자신들의 세계관 및 미적인 주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면서부터 매체의 순수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모더니즘사진미학은 퇴보하게 된다. 특히 21세기 디지털테크놀로지시대의 사진미학은 동시대미술의 미학적인 구조에서 작용하고 있고 장르간의 경계 및 독립적인 미학이 제거되고 있다.



애케나시아


구성수가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작업하고 있는 ‘Photogenic Drawings’시리즈도 탈장르적이고 혼합매체적인 표현방식을 선택한 결과물이다. 작가는 들꽃, 풀, 단풍잎 등 여러 식물을 수집한 이후에 본을 떠서 부조상태에서 채색을 한 결과물을 대형카메라를 사용하여 극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전통적인 사진 찍기 방식과 미술의 표현방식을 혼합하여 감각적인 이미지를 생산했다. 작가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 시리즈에서도 완벽한 스킬skill과 섬세한 수공예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보는 이를 압도하는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그림처럼 보이는가 하면 사진이 아닌 현실공간에서 사물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번전시는 ‘Photogenic Drawings’, ‘at first sight’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8층 화이트 큐브 전시장에서는 유효적절하게 설치된 ‘Photogenic Drawings’시리즈가 전시되고 있다. 전시 작품들은 컬러가 다채로워 보는 이를 유혹하고 작품마다 화면구성도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다. 또 모노톤으로 채색된 신작은 철학적인 사유세계를 표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전시장 1층 로비에서는 작가가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모티브가 되는 이미지를 수집한 것을 작은 사이즈로 프린트하여 원목프레임으로 꾸민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가로서의 기본적인태도가 드러나는 사진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장에서 작품판매를 위한 주문을 받고 있는데 호응도가 높은 이벤트다.


이번 전시는 전시 작품 한 점 한 점의 완성도, 공간과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진 작품설치 등이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보는 이를 감성적으로 동화시키고 유혹했다. 또한 시각적인 것만 머물지 않고 내용적으로도 사유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20세기 초반이후 동시대 예술은 개념화되고 물질성보다는 작가의 사유체계와 주제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사진을 비롯한 동시대 시각예술은 시각적인 요소를 결코 간과해서는 완성도를 유지 할 수 없다. 특히 사진은 시각적으로 민감하게 드러나는 매체이므로 작품의 표면이 어느 매체보다도 완성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 작가는 작품의 내용과 보여 지는 측면에서의 여러 요소를 팽팽하게 긴장감 있게 견지하여 결과물의 의미를 확대 재생산했다. 그 결과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는 성과도 거뒀다. 19세기적인 표현방식의 동시대적인 변주로 읽혀진다. 또한 전시의 완성도는 전시작품의 퀄리티 quality 와 공간을 완벽하게 장악한 작품설치에 달려 있다. 이번 전시의 성패는 이 지점에서 확보됐다.



흰색의아리


작가는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첫 번째 개인전 이후 지속적으로 새로운 작품을 발표했다. 또한 그때 마다 주목받아서 사진제도를 초월하여 미술계로부터도 관심 받는 작가가 되었다. 그 결과 아트마켓에 입성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오랜 시간 사진작업을 하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시시각각 변모하는 문화예술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온 작가적 성실함이 가져다준 결과다. 또한 그 이전 선배 세대들과는 다른 층위에서 활동하는 차별화된 작가적인 태도의 소산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가 지속적으로 작가 구성수를 지켜보아야 할 대의적인 명분이라고도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번 전시가 좀 더 폭 넓게 활동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맺는다.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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